이성수 시 3편

이성수 시 3편

한낮 헌책방 볕이 좋은 날빈 가방을 들고 헌책방에 간다.* 오래된 목차 두 번째 단추까지 풀어허름하고 가볍게한 페이지씩 양쪽 어깨에 걸친 책방 주인은볕을 쪼아먹은 먼지소반에 뜨거운 양은 냄비로 헌책 표지를 찍는다.젓가락에 끌려 나오는 면발은 언제나 단행본 순정 만화처럼 혼자 운다. 서가는 모든 책의 밑줄다들 중요하고 잘난 날들이지만오래된 문장까지 환한 날들이지만 허기진 가장이 눅눅한 활자를 라면에 말아 먹고 있다.너덜너덜한 나이가 녹슬고 있다. 변색한 책의 곳간누구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