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옥 시 3편

김인옥 시 3편

지옥에서 피어나는 별 전사였던 나이사의 바람이 불기 전까지는 무쇠솥, 프라이팬은 중요한 순간마다 나를 찾았고냄비, 수저들은  내 발아래 줄을 섰지무적이었으니까 굴복시킨 건 아니야빛을 발하는 일은 죽을힘을 다해볼 만했으므로모두 폼나게 살 수 있었지등짝이 떨어져 나가는 고통도 물론 있었어가끔씩 시비 거는 어깨들그때 생긴 흉터훈장 같은 거였고 그날 내 주위에만 머물던 퐁퐁, 고무장갑, 행주들까지손발 척척 맞던 시절 따윈 잊은 듯기대와 들뜸저 우월감은 뭘까햇살마저 슬그머니 빠져나가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