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영의 클래식을 읽다

이규영의 클래식을 읽다

클래식을 읽다 어린 시절의 기억을 소환하는 클래식: 슈만의 ‘어린이 정경’ 여러분, 어린 시절 보았던 세상을 기억하시나요? 너무 오래전 일이라 기억나지 않는다고요? 그래도 삭막한 세상을 걷다 보면 마주하게 되는 오래전 한 날의 잔상이 떠오르곤 합니다. 물론 다시 돌아갈 수 없는 시절이라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그래서 더 그리운 것도 사실이죠. 그 어린 시절을 떠오르게 하는 매개체 특별히 어린아이들을 마주할 때, 많은 애정을 쏟게 되는 것 같습니다. 클래식...
정종환 시 3편

정종환 시 3편

나무와 달 나무는 달을 올려본다달은 나무를 내려본다둘은 구름 위에서차고 넘치는 별빛들과춤을 춘다구름떼 출렁거리자넓고 넓은 땅 위로비가 쏟아지고개구리들 조용하고 쓸쓸한 밤에울어댄다 나무는 가지들을 흔들어달빛을 쓸어 담아서사자,하마,얼룩말,코끼리,원숭이,기린친구들 그림자 쫓아 다니려고밤에만 만난다. 예술의 최고봉 이제 막자폐증에서 벗어난다섯 살 김 수정,방안을 둘러보다가누군가 버린낡은 책상에 앉아 있는내 곁으로 다가와휴지로 가득 찬알루미늄 쓰레기통 뚜껑을 두드리다가나를...
정한용 빛을 만지다

정한용 빛을 만지다

빛을 만지다 올해 네 번째 <빛을 만지다>라는 타이틀을 붙여 개인전을 열고 있다. 지난 3~4월 두 달간 <이육사문학관>에서 열었고, 같은 그림 중 일부 선별한 작품을 오는 7월 하반기에 <성남시 서현문화의집>에서 선보일 예정이다. 같은 그림이어서 앞엣것을 <빛을 만지다 _ part I>, 뒤엣것을 <빛을 만지다 _ part II>라고 이름을 붙여본다. 요즘 그림을 그리며 관심을 두는 것은 ‘빛’이다. 빛이 있어 세상의...
박지영의 글과 글씨

박지영의 글과 글씨

글과 글씨 캘리그라퍼인 박지영 작가, 그녀의 글씨 안에서 우린 글을 만나게 될 것이다. 그 글은 그녀가 내내 길 위에서 쓰여지면 만나게 되었던 인연과 경험의 글자들이 될 것이다.   1. 문방오우  내 글씨의 대부분은 길 위에서 만들어졌다. 가만히 방에서 쓰는 것도 좋지만 길 위에 서 있는 붓은 어딘가 미묘하게 더 생기가 있었기에, 틈만 나면 데리고 나섰던 것이다. 문방사우에 ‘길’이 추가되자 삶은 불편해졌고, 기쁨은 커졌다. 스무살 겨울,...
정우림 시 3편

정우림 시 3편

흔들리는 집 집을 짓는다아무도 닿을 수 없는 가지와 가지 사이에 위태롭다,손닿을 거리는 깃털 같은 길이를 달고꽁지에 불을 지핀다 삐걱이는 창문과너의 의도와 나의 우연과구름의 어깨와 육각의 잎사귀들 맞아, 이거야숨 쉴 틈이 보이는 빽빽한 흔들림부리로 물고 날아오르던 날들의 가벼움 설계자 없는 설계중심이 비어 있는 형태와 균형감 우리는 서로 마주한 가지와 가지 사이에서더 이상 휘지 못하고송곳 같은 발톱으로가지에 매달려집을 짓는다공중에, 흠집의 씨앗과 바람의 못과 금이 간 눈송이가...